'사업 2번 망한' 사장, BBQ에서 대박 낸 비결은?

입력 2015-11-30 17:03   수정 2015-11-30 17:04

[ 김아름 기자 ] BBQ 교대본점의 점주인 정연섭 씨는 BBQ를 열기 전 사장 명함만 두 번 팠다. 오로지 사장이 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.

그는 대기업 협력업체에서 근무하다가 사표를 냈다. 제과점도 열어 보고 씽크대 사업도 해 봤다. 망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. 직원으로 일하던 때 바라보던 사장님처럼, 뒷짐 지고 앉아서 직원들을 부렸다. 본사에 의존하고, 직원에게 의존하다 보니 사업이 제대로 굴러갈 리 만무했다.

정 씨는 BBQ에서도 두 번 변화를 겪었다. 이번에는 ‘영전’이었다. 강북 매장에서 강남 대형 매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다시 카페형 매장으로 '업그레이드' 했다.

“본사가 알아서 해주겠거니 하다 몇 번의 실패를 겪고서야 정신을 차렸죠. 그때 내 아이들과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 BBQ를 시작한 뒤에는 본사가 시키는 일뿐 아니라 시키지 않은 일까지 고객에 맞춰 생각하고 움직였죠.”

# 치킨보다 돈까스. 저녁보다 점심

BBQ 교대본점은 다른 매장들과는 조금 다르다. 매장 테이블에는 김치와 단무지가 놓여 있다. 양식 레스토랑에 가야 볼 수 있을 법한 나이프까지 있다.

오후나 돼야 문을 여는 다른 매장들과 달리 이곳은 오전부터 바微?움직인다. 인근의 직장인들은 12시 전부터 자리를 채우기 시작한다. 점심 매출 비중이 20% 이상인 매장답게 다른 매장들은 문도 열지 않은 이른 시간에 손님으로 40평 매장을 꽉 채웠다.

정 씨가 본사에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점주들에게 자율성을 최대한 부여해 달라는 것이다. 교대본점에서 제일 잘 나가는 메뉴는 치킨이 아닌 매운 돈까스다. 점심 시간에 팔리는 양만도 어마어마하다. 본사 메뉴판에 없어서 따로 적어 놓고 팔고 있음에도 교대본점의 대표 메뉴가 됐다.

“메뉴가 아무리 많아도 소화할 수 있는 종류는 한정적이에요. 점주 스스로가 정렬하고 소화가 가능할 만큼만 관리해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합니다. BBQ의 좋은 점이 바로 이런 의견들을 자유롭게 수용하는 문화에요. 본사가 꽉 막힌 다른 프랜차이즈들이랑은 그래서 다르죠. 1위는 1위인 이유가 있는 겁니다.”

# 문제에는 답, 좌절 대신 절박함

정 씨는 성공을 위해서는 실패 앞에서 좌절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. 모든 문제에는 답이 있다. 좌절하기 때문에 답을 찾아내지 못하는 것이다. 그가 몇 번의 실패에서 찾은 답은 바로 ‘절박함’이었다.

“이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절박하게 창업하지 않으면 망하더군요. ‘본사가 해주는 대로 하다 보면 알아서 잘 되겠지’하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.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겨내는 것은 결국 내 스스로 내 고객들을 통해 하는 거니까요.”

BBQ 교대본점의 정연섭 사장은 이 일을 시작하면서 두 가지 목표를 세웠다. 첫째는 아이들과 함께 살 수 있는 ‘내 집’을 마련하는 것. 두 번째는 아이들에?충분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. BBQ와 함께한 지 14년. 정 사장은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뤘다.

“늘 곁을 지켜준 아내에게 너무 고맙고 감사합니다. 아마 아내를 못 만났다면 저는 폐인이 됐을지도 모릅니다. 두 딸아이에게도 고맙습니다. 대를 이어 가업으로 삼고 싶은 마음이 없진 않지만, 아이들에겐 자율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아갈 수 있게 하는 멘토로 기억됐으면 합니다.”

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@hankyung.com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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